사회문화를 제대로 분석하는 통찰이 필요하다

사회문화를 제대로 분석하는 통찰이 필요하다.


보편적인 사회적 가치 판단이 절대 불변의 진리처럼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은 그것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행동 기준으로 삼거나 타인의 행동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보편적 상식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것과 실제와는 서로 겉도는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대표적인 것이 결혼이다. 결혼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가족을 우리는 사랑의 공동체라고 말한다. 그리고 결혼 적령기를 넘어서도 결혼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식의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사회 저변에 퍼져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 사회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 명절날 고향에 가면 미혼 자녀의 결혼을 독촉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느낄 수가 있다.

이런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판단을 내면화한 젊은이들은 스스로 사회적으로 뒤처진 존재가 되지 않으려는 듯 오로지 결혼 그 자체를 향해서만 달려간다. 마치 결혼만 하면 자신의 현재의 부족한 모든 것을 채워줄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결혼을 바라보는 듯하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 상식의 저변은 현실의 반영이라기보다는 과거의 우리 사회의 필요가 깔린 듯하다. 과거로부터 우리는 농경 사회였다. 농경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제일 중요한 생산수단은 노동력이었다. 과거에는 사교육 같은 육아에 필요한 비용은 거의 없었고 자식을 낳는다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의 인간 행위였다. 많은 노동력 확보를 위한 출산은 결혼에 대한 강한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되었을 것이다.

그런 사회적 필요성은 결혼에 대한 긍정적 가치판단으로 스며들었다고 본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 결혼하지 않으면 어른이 아니다. 결혼하지 않으면 뭔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등으로

하지만 여기서 반문해보자. 실제 가족이 사랑의 공동체 인지 현실적인 경험을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통계적으로 이혼율이 3쌍 중 1쌍이 이혼을 한다. 이혼이라는 것은 부부갈등이 최고조로 달하였을 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2쌍은 결혼생활에 만족할까? 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이고, 노인 학대 가해자의 70%가 자녀와 배우자라는 통계가 있다.

통계만 보더라도 결혼에 대한 우리의 가치관과 현실은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다. 오히려 결혼에 대한 지나친 긍정적 가치판단이 결혼 이후의 삶보다는 결혼 그 자체가 목적이 된 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극단적인 논리로 결혼을 하지 말자는 말이냐고 반문할 수가 있다. 하지만 비혼(자발적 미혼)을 부추기는 글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것을 냉철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결혼할지 말지, 한다면 어떤 사람과 결혼 했을 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건지도 고민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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