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는 것은 별일 없다는 이야기이다

외롭다는 것은 별일 없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나이 30대에 중소기업 공장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다. 온종일 물건을 가지다 나르고 옮기는 일이었다. 온종일 육체적 노동을 하니 늘 고단한 삶의 연속이었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마치면 겨우 저녁을 먹고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쑤였고, 일요일은 일주일간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싫고 종일 침대에 쓰러져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었다. 그때의 삶에서 느끼지는 감정은 고달픔, 힘겨움이었지 외로움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개인 사업을 하면서 자유로운 시간이 많이 생기면서 그제야 외로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외롭기 때문에 삶이 슬프고 힘들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조금 생각의 관점을 바꾸어 보면 힘들고 고달픈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외로움이 엄습하는 건 아닐까? 외로움은 현재 절박한 무언가가 없을 때 올라오는 부차적 감정이다. 오히려 외롭다는 것은 현실의 삶이 힘들고 고달픈 일이 없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는지.

100% 만족스러운 삶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100%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만, 100% 만족스러운 삶을 목표로 두는 것과 100%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불평의 원인으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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