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감정은 비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감정은 비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것이다


사람을 살다 보면 자신을 힘들게 하거나 고통스럽게 하는 감정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의 아픔,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순간, 타인으로부터의 무시당했을 때의 분노. 그런 안 좋은 감정들은 사라져 버리기를 원하기만 쉽게 사그라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런 감정을 지워버리려고 몸부림칠수록 더 증폭되어 자신을 더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참선 같은 걸로 비운다고 하지만 그런 방법은 수십 년 득도 한 사람들의 영역이지 일반인들이 시도했다가는 별 효과를 볼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이란 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안 좋은 감정을 비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좋은 감정으로 채워서 안 좋은 감정을 밀어내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가 있을 것 같다. 가령 우울할때  놀이 공원에서 바이킹을 탄다고 가정해보자. 왔다 갔다 하는 바이킹에 올라탄 상태에서 우울함은 사라지고 스릴감이나 공포감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감정은 대개 두 가지의 감정을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더 절박하고 긴급한 감정으로 한 가지로 채워질 뿐이다.

나는 힘든 감정으로 비우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것이 등산이다. 힘든 산을 오르면서 헐떡거리면서 가장 절박해지는 것은 숨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지 다른 감정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그런 숨쉬기에 절박하게 몰입하다 보면 어느샌가 기존의 힘든 감정은 사라진다. 아주 편한 사람과 수다도 괜찮을 수 있다. 대화한다는 것은 대화하는 상대방과 대화 내용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그런 대화에 몰입하다 보면 기존의 감정은 어느샌가 증발해서 사라진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으면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가 없다. 격해진 감정이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른 것의 몰입을 통해서 격한 감정을 벗어나면 그제야 자신의 감정의 원인과 실체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가 있다. 그래야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적절한 해결을 할 수가 있다. 유사시를 대비해서 즉각적으로 기존감정을 포맷시킬 수 있는 처방을 스스로 준비해두는 지혜로움이 필요할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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