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추상화와 구체화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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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머리가 좋은 사람은 한 가지를 가르쳐 주면 10가지를 안다는 말이 있다. 어떤 두뇌 속의 원리로 그런 것이 가능한지를 생각의 추상화와 구체화로 알아보자. 먼저 생각의 추상화와 구체화가 무슨 뜻인지부터 대충 알아보자. 추상화란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핵심적인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화는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추상화된 생각을 가져와서 적용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 때 추상화된 관점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라는 추상적인 생각이 있다. 이 말은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관점을 추상화 시킨 것이다. 여기서 존재란 사람의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물질적인 것들을 이야기하고 의식은 오감으로 느낄 수 없는 정신적인 영역을 말한다. 즉 물질적인 것이 정신적인 영역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위의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라는 추상적인 명제를 구체화시켜서 현실 삶의 문제에 적용해 보자.

첫째. 나는 우울하거나 극도로 예민해질 때는 따뜻한 목욕을 하고, 운동을 하고, 술을 마신다.

우리는 대개 감정적인 문제를 정신적으로 푸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일체유심조적 발상이 반드시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문제를 정신적인 의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때도 많고, 감정적으로 극한 상황에서 차분히 이성이 개입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목욕, 운동, 술 등의 물질적인이고 유물론적 치료가 아주 약발이 잘 먹힌다. 감정적으로 예민한 상태가 되면 위의 3종 세트로 적절히 대응하면 평온한 상태로 회복되는 경험을 많이 하였다.

 

둘째.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그날의 기분이 달라진다.

대개 우리가 옷을 입을 때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옷을 입거나, 그날의 일정에 따라서 적절한 옷을 입는다. 하지만 어떤 패션 디자이너가 입는 옷에 따라서 그날의 기분을 달라진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무릎을 탁 치는 이야기였다. 기분을 맞추는 패션이 아니라 좋은 기분을 만들어내기 위한 패션. 이런 관점은 눈에 보이는 패션이 우리의 정신적인 영역을 만들어 낸다는 유물론적 관점이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그날의 기분이 달라진다”라는 구체화된 생각과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라는 추상적인 생각 2가지가 있지만 어떤 것을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기억해두면 옷을 입을 때만 실천 가능한 생각이다. 하지만 후자는 무궁무진하게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 가능하다. 어떤 문제가 부딪혔을 때 그 해결을 위해서도 적용 가능한 관점이 된다. 새로운 무언가를 계획할 때에도 적용해서 좀 더 완벽한 계획을 만들어 낼 때에도 유용한 관점이 된다. 그리고 구체적인 생각들을 전부 머리에 기억해 두려면 용량도 많아지고,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구체적인 생각들을 한 묶음으로 정리하고 그 속에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을 추상화 시켜서 기억해 둔다면 용량도 작게 차지하고, 기억해 내기도 쉽다. 그리고 수시로 기억 속에 꺼내어서 곱씹어 본다면 언제든지 닥치는 문제에 유용한 관점으로 써먹을 수 있다. 동일하지 않은 다양한 생각들의 핵심만 뽑아서 추상화 시키고 그런 것들을 전혀 새로운 문제들에 응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능한 인간 지적 활동의 백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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