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신경정신과 의사의 영상강의를 들었다. 우리의 감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의 감정은 주관적이라는 주장이다. 이 말은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사람마다 나타나는 감정은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이전에 유치원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었던 적이 있다. 어떤 아이는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고, 어떤 아이들은 무서워서 외투를 덮어쓰고 무서워했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각자가 느끼는 감정은 다른 것을 동의한다. 그리고 극한 상황에서 정신적 치료를 해야 하는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감정에 대해서 섬세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보면 죽음을 생각하면 누구나다 두려움을 가진다. 하지만 수행을 오래 한 스님들은 거의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다. 스님도 어렸을 때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수행을 통해서 그런 두려움을 초월한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어릴 때의 감정과 어느 정도 지적 능력이 자랐을 때의 감정을 달랐다. 나도 주식투자를 하는데 처음에는 주식이 하락하면 공포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주식의 메커니즘을 알고 있고, 주식 공부를 통해서 장기적인 주가의 흐름을 예측해서 단기적인 주가 급등락은 신경 자체를 쓰지 않는다. 두려움은 어떤 상황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 생기는 법이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만으로 수많은 상황에서 전모를 파악하고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의 경험의 폭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험은 직접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간접경험을 하였다면 자신의 경험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 범위 속에 한정된 경험을 책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 간접 체험으로 보완한다면 자신의 삶의 부정적인 감정은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서도 부정적인 감정의 발현 여부가 크게 좌우된다. 이 말은 자신의 능력과 역량에 따라서 스트레스 유무와 정도가 많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깔끔하게 잘 처리하면 상사에게 칭찬을 들을 것이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즉 동일한 조건에서도 사람마다 스트레스 유무가 달라질 수 있고, 그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 물론 100% 스트레스가 없는 사회생활은 존재할 수가 없다.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닥친 문제들을 잘 처리하는 능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에 도움을 주고자 이런 책을 나는 쓰고 있다. 한두 마디의 말, 한두 개의 영상으로 이런 능력을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꾸준한 긴 시간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이런 문제들은 남이 정답을 제시해 줄 수 없다. 남들이 던져주는 몇 가지 힌트를 자기 것으로 소화시킬만한 내적 역량이 구비되어야 한다.
그리고 요즘 유행인 힐링을 통해서 잠깐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나 상황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다른 곳으로 도피한다고 해도 그런 환경은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고 힐링을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어떤 스님은 수행은 잠깐의 위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책을 쓰는 주제와 맥락이 닿아 있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다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지 대충이나마 방향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업은 전 인생을 걸쳐서 해야 할 일이고, 단기간에 성취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삶의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할 과정이라고 본다. 정신과 의사는 극한의 상황의 환자를 돌보는 역할을 하지만, 인문 작가는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 도달하지 않게 강한 정신의 소유자로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변하지 않는 자신에게 맞추어 주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성장해서 그런 세상을 뛰어넘는 것만 옵션으로 주어져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