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의 관성을 깨뜨려야 한다

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걷고, 바로 어미의 젖을 스스로 찾아서 먹곤 한다. 하지만 사람은 태어나도 걷지도 못하거니와 엄마가 아기를 엄마젖에 물려야지만 겨우 배를 채울 수 있다. 그만큼 사람은 성장하는데 동물과는 다르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아이들이 점점 커도 스스로 해결하는 것 없이 부모의 보호를 받는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큰 수고로움 없이 의식주를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다 편안함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이런 편안한 의식주 해결의 욕구는 지속적이길 원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의 특성이다. 누군가에 대한 의존을 통한 편안한 의식주 해결은 미성년기에는 당연히 지속되고, 설사 성년이 되어도 쉽게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20여 년간의 의존의 관성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과거 의존했을 때의 편안한 삶은 주체적인 삶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스스로 삶을 설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의존성은 종교나 특정 정치 지도자에게 투사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정 종교나 특정 지도자에게 의존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나 종교 등의 갈등이 심각한 이유라고 본다. 특정 대상에 대한 강한 의존성과 믿음은 그 반대에 있는 사람들을 악으로 간주해버린다. 선악의 명쾌한 이분법의 그 이면에는 주체적으로 서지 못하는 개인의 의존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 대해서 의존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성장을 할 수 없다. 평생 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주면 혼자서는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늘 끊임없는 분열과 혐오를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존적인 사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의존성을 벗어나게 하기 위한 부모나 학교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늘 질문하게 만들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진 사람으로 키워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을 독려하고, 무언가를 하려고 시도하고자 하면 손뼉 쳐 주어야 한다. 정해진 해답을 말할 때 손뼉 쳐주는 것이 아니라 고민한 흔적이 있는 좋은 질문을 할 때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배우는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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