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이 강한 사람은 관심을 구걸하지 않는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의 소비사회를 상품을 실제 소비하기 위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주는 이미지를 구매한다고 말한다. 즉 상품은 그 자체의 품질이나 성능이 아니라 광고에서 부여하는 이미지로 소비된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는 실제 상품과 관계없이 광고에 의해서 새롭게 창조된다는 것이다. 가령 예를 들어보면 나이키 광고는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보다는 세계적인 톱 스포츠 스타를 이용해서 광고한다. 광고 내용에는 상품과 품질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나이키는 이런 광고를 통해서 이 신발을 신으면 최고의 스포츠 스타와 같은 우월한 이미지를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심어준다. 정작 나이키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나이키 상품의 품질이 아니라 내가 나이키 신발을 신음으로써 대외적으로 나의 사회적 신분과 품격을 나이키 상품을 통해서 드러내고자 한다.

 

이런 유의 이미지 광고는 요즘 대부분의 광고에서 사용되고 있다. 상품의 실용성이 아니라 그 상품을 소비하면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부러움을 받고자 하는 인간의 과시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의 존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간이 지속되면서 처음의 환호와 관심보다 더 강한 자극을 주어야 할 것이고, 그것은 과소비를 조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종국에는 주변의 환호와 갈채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 느끼게 될 것이다. 결국은 내면에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만 더 커질 뿐이라는 것이다.

 

진정 내면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가치와 품격을 타인에게서 구걸하지 않는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기가 자신을 인정하는 것만큼 더 확실한 인정이 어디 있겠는가? 자기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큼 확실한 사랑이 또 어디 있겠는가? 자신의 삶을 성찰해 나가면서 점점 더 성숙해지는 자신이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작은 것에 만족하고 자신의 것을 베푸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매 순간 느껴지는 자족감과 성취감. 이런 것들을 경험으로 느껴본 사람이라면 결코 타인이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나의 행복의 조건이 타인의 관심과 부러움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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