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에 대한 고찰

사회적으로 꼰대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일단 꼰대라는 말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꼰대(Kkondae)는 자기만 항상 옳다고 믿는 인간들이라는 BBC의 해석이다. 아주 그럴듯하다. 실제로 남들이 뭐라고 지껄이든 항상 내가 옳고, 너는 항상 틀려먹었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 꼰대의 특성이다. 이른바 ‘꼰대 육하원칙’이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내가 누군지 알아?(Who), 내가 너 만했을 땐 말이야(When), 어디서 감히?(Where), 네가 뭘 안다고 그래?(What), 어떻게 나한테 이래?(How), 내가 그걸 왜 해?(Why). 하긴 꼰대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꼰대들이 의식에 저변에 깔려 있는 생각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무의식 속에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다. 대개 꼰대의 대상은 자기보다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이 대상이 된다. 대학의 후배, 직장의 부하직원 등이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 꼰대 행위를 한다. 자신만이 옳다는 말을 큰소리로 우겨도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그런 것에 반항을 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만큼 자신의 권위는 높다는 자족감. 그리고 자신의 생각은 옳다는 자기 위안을 받기가 딱 좋기 때문이다.

 

둘째로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서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에 옳다는 확신이 강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지금의 성공이 자신의 우월함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판단은 맞았고, 그런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틀렸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이런 부류의 사람의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은 과거의 자신이 경험했던 현실과 다르고, 자신과 다른 사람은 엄연한 다른 존재인데 자기와 타인은 동일한 존재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즉 시대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없고, 개별적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중년 이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경제가 고속성장했던 시기와 현재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시기는 엄청난 환경적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의 상황을 기준으로 현재를 무조건 재단하기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모범답안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성공의 길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의미할 수도 있다. 인생에는 객관적인 매뉴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람에 따라서 다른 여러 가지 답만이 존재한다.

요즘 많이 꼰대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되다 보니 나도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부쩍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혹시나 상대방에게 꼰대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특별히 주의하는 점이 있다. 강요와 공유를 명확히 구분하려고 하고 있다. 강요와 공유는 엄연히 다르다. 강요는 정답이라는 것을 전제에 두고 주입하는 것이고, 공유는 나의 생각이 상대의 판단의 참고사항 중에 한 가지라는 맥락을 까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을 참고로 해서 네가 주체적으로 판단을 하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스스로를 꼰대라고 인정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자기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풍부한 사유의 힘으로 자신을 또 다른 자신이 관찰해 보고, 평가해 보는 자기 객관화가 없이는 스스로 꼰대 인정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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